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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전하는 가수 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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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5-05-27 11:50 조회4,8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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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재즈 보컬리스트에서 대중가수로 변신한 지 7년.

꾸밈없는 목소리로 대중을 사로잡던 서영은이 5집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해 리메이크 앨범 「너에게로 또다시」로 많은 사랑을 받은 지 8개월 만이다.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 났나 봐 그대만 생각하면 터질 것만 같아요…’

2003년 신성우·조안 주연의 SBS-TV 특별기획 ‘첫사랑’에서 ‘내 안의 그대’라는 주제곡을 불러 인기를 모은 서영은(32).

테크닉적으로 단련된 것이 아닌 꾸밈없는 목소리가 신선했다. 옆집 오빠 같은 얼굴이 친근한 얼굴이라면, 그녀의 목소리는 옆집에 사는 아무개 언니만큼 편안하고 소박하다.

“친근한 음색에 대해서는 부모님께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의도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나이 들면서 점점 더 그렇게 되는 면도 있구요. 진솔하게 노래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해요. 예전에는 R&B 스타일로 불러보려고 노력도 했는데 안 되더라구요. 안 되는 걸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제가 또 아니다 싶은 건 포기가 무척 빨라요.(웃음) 음색이 단조로운 면도 있지만 진심을 담으면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난 서영은은 차분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나갔다. 노래할 때와 다른 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도 상상하던 것과 자못 다른 모습.

“제 성격이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고, 그냥 막무가내예요. 하하하.”

가수가 아닌 일반인 서영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쑥스러운지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는다. 조용할 때는 심하게 조용하고, 한 가지에 빠지면 완전히 몰입하는 타입이지만 대부분 밝게 생활하려 한다는 그녀.

농담 좋아하고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테면 불행이 닥쳤을 때 ‘이런 황당한 일이~’ 식으로 희화하길 좋아한다. 점점 아픈 것에 대해 무뎌지면서 오히려 더 재미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재즈 보컬에서 대중가수로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녀는 대중가수가 되기 전에 촉망받는 재즈 보컬이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서머스쿨에서 재즈를 공부하기도 했고, 개인 사사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재즈 카페의 공연을 보러 다니던 시절, 작은 무대에서 재즈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학생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학생일 뿐인데, 자신이 볼 때 대가의 수준만큼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고 있더라는 것. 국내에서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들에 비하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첫번째 슬럼프가 왔다.

귀국 후 그녀는 한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자신감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러자 두 가지 갈림길에 섰다. 유학을 가느냐, 대중음악을 하느냐. 후자를 선택한 건 사람들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고, 재즈를 공부하면 할수록 전문가가 아니라 애호가로 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재즈 보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몫은 다 한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는, 이 정도 수준이면 재즈 보컬로 불릴 만하다는 수준과 나는 점점 괴리되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멋모르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재즈 하는 사람으로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재즈를 깊이 모르는 데서 나를 인정하는 거구나, 이건 아니구나 했어요. 노래할 때마다 거짓말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더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대중가수를 선택하고 1, 2집 앨범을 냈지만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그녀는 또다시 방황하기 시작했다. 재즈 보컬의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그녀는 재즈보 컬도 대중가수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 있던 것.

계속 가야 하는 것인지,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이것저것 해보던 그때가 가수로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그녀는 고백한다.

그러나 서영은은 고민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차근차근히 자신만의 방식과 색깔을 찾아갔다. 그저 열심히 부르는 데만 급급해 늘 불안한 마음을 안고 가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할 수 있다.

자살을 생각하다가 자신의 노래 ‘혼자가 아닌 나’를 듣고 힘을 얻었다는 어느 팬의 고백을 통해 노래의 힘을 새삼 깨달으면서 그녀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고, 4집 음반부터는 사람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밝은 노래들을 담아가기 시작했다. 노래를 하는 것이 자신만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강해진다고.

장애우 친구들과 함께 한 히말라야 등정

이번 5집 앨범에도 따뜻하고 밝은 곡들을 담았다. 8개월 전에 낸 리메이크 앨범에 대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전체적인 구성을 살펴봐도 변화와 정성이 느껴진다. 얼마 전 내한 공연을 했던 일본의 퓨전재즈 밴드 ‘티스퀘어(T-Square)’와 함께 한 작업이 눈에 띈다.

티스퀘어는 특히 한국에 팬이 많은 개성 있는 실력파 밴드. 기타리스트 안도 마사히로가 작곡한 발라드 ‘열대야’를 비롯 무려 5곡이 실려 있는데, 일본에서 곧 발매를 앞두고 있는 티스퀘어의 음반에도 실릴 예정이라고 한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이 역시 일본의 R&B 가수 히라이 켄을 리메이크한 ‘너만을 위한 노래’와 나카시마 미카의 ‘눈의 꽃’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부른 것. 서로 다른 개성들을 서영은답게 소화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가사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록곡 중 9곡의 가사를 그녀가 직접 썼다. 나이를 먹을수록 가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욕심이 난다. 타이틀곡 ‘중독’은 그간 호흡을 맞춰온 작사가 이희승의 작품으로, 가사가 마음에 쏙 들어 타이틀이 된 경우. MBC-TV 미니시리즈 ‘눈사람’에 삽입된 ‘혼자가 아닌 나’의 가사를 쓴 이희승은 그녀에게 가장 많은 자극을 주는 작사가다.

수록곡 ‘꼬마 마녀’의 가사는 더욱 각별하다. 재미있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꼬마 마녀’의 가사는 장애우 친구 신선해씨가 써준 것. 지난 1월, 평소 알고 지내던 라디오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서영은은 장애우 친구들과 함께 히말라야 등정에 올랐는데, 신선해씨가 그녀의 파트너였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스물다섯 살 신선해 씨는 성격 좋고 감성이 풍부한 친구로, 히말라야에 오르던날 자신의 노래 ‘혼자가 아닌 나’를 멋지게 개사해 보여줬다. 글 솜씨에 깜짝 놀란 서영은이 5집 작업 가사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고, 자신의 집에서 2박 3일 동안 함께 생활한 결과 나온 것이 ‘꼬마 마녀’의 가사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루한 꼬마 마녀가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힘들기는 했으나 장애우 친구들과 함께 한 히말라야 등정은 서영은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파트너 선해씨를 도와주는 입장으로 등정에 올랐지만 오히려 도움을 받은 것은 자신이었다고. 장애우는 도워줘야 될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저에게 음악은 도전이자, 삶을 북돋워주는 어떤 힘이에요.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구요. 제가 작년에 리메이크 앨범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도 그거예요. 추억과 희망이 담겨 있는 노래여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제 노래도 누군가 그렇게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좋아하는 이승철, 이상은, 양희은, 이은미 같은 선배가수들처럼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가수, 거부감 없는 편안한 가수가 되는 것이 그녀의 음악적 바람의 전부다.




글 / 신현화 기자 사진 / 민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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